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타인의 소비가 나의 소비를 만든다 – SNS 속 비교의 소비 경제

by myview45880 2025. 7. 20.

SNS는 이제 단순한 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소비를 부추기는 거대한 전시장이다. 우리는 피드 속에서 타인의 일상과 소비 패턴을 끊임없이 접하고, 그 비교 속에서 자신의 삶을 측정하게 된다. 그 결과, 필요보다는 감정에 이끌린 소비가 늘어나고, 자신도 모르게 ‘남들처럼’ 살기 위한 지출을 반복하게 된다. SNS는 소비의 기준을 외부에 두게 만들며, 타인의 만족이 곧 나의 구매욕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다. 이 글에서는 SNS가 어떻게 비교 소비를 유발하는지,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지갑을 열게 하는지, 그리고 이를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피드 속 일상은 어떻게 소비 기준을 바꾸는가

 

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SNS를 켜고, 타인의 삶을 들여다본다. 그 피드 속엔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 신상 브랜드를 착용한 일상, 새로 산 가전제품 후기, 고급 레스토랑의 음식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이 모든 콘텐츠는 단순한 개인의 기록 같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일종의 소비 카탈로그처럼 작용한다.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타인의 소비는 결국 나도 저 정도는 누려야 하지 않을까라는 감정적 반응을 이끌어낸다.

특히 SNS는 편집된 현실을 보여준다. 실제 삶의 고단함이나 고민은 제외된 채, 소비로 치장된 행복한 순간만 강조된다. 이로 인해 우리는 비교를 하게 되고, 자신의 삶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끼기 쉽다. 이 비교는 소비를 통해 격차를 좁히려는 충동으로 연결된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새롭게 산 명품 가방을 자랑하면, 나도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때의 소비는 실질적인 필요가 아니라, 감정적인 보상과 사회적 동등함을 위한 소비다.

게다가 SNS 알고리즘은 우리가 어떤 콘텐츠에 더 오래 머무는지를 학습하고, 유사한 콘텐츠를 계속 보여준다. 여행 사진에 자주 반응한다면 더 많은 여행 콘텐츠가, 명품 사진을 자주 클릭한다면 관련 광고가 연이어 등장한다. 이는 무의식적으로 비교 대상의 폭을 넓히고, 소비 기준을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친다. 내 실제 소득과는 관계없이, 타인의 소비 수준이 나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더 이상 필요에 의한 소비가 아니라, 사회적 기준에 맞추기 위한 소비를 하게 된다. 이는 자발적인 소비가 아닌, 외부 압력에 의해 유도된 소비이며, 장기적으로는 재정 불균형과 소비 피로로 이어질 수 있다. 진짜 문제는 이 모든 흐름이 매우 자연스럽게, 마치 자발적인 선택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타인의 소비는 우리의 욕망을 자극하고, 우리는 그 욕망을 정당화하며 지갑을 연다.

 

2. 비교의 덫에 빠진 소비자 – SNS가 만든 착시

 

SNS에서의 비교는 단순히 물건의 소유 여부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떻게 사느냐에 대한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된다. 누군가는 자취방을 북유럽풍으로 꾸미고, 누군가는 명품으로 가득한 옷장을 자랑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주말마다 미슐랭 레스토랑을 방문하고, 한 달에 한 번은 해외여행을 간다. 이러한 소비의 장면들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게 만든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이 평균적인 삶의 모습이 아닌데도, 우리는 그것을 기준이라 착각하게 된다는 점이다.

특히 SNS에서 소비는 단순한 자랑이 아니라, 자기 연출의 수단이 된다. 소비자는 자신이 가진 것과 누리는 것을 통해 자신을 포지셔닝하며, 이를 본 타인은 그 연출된 모습을 실재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SNS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비교 무대가 된다. 그리고 이 비교는 멈추지 않는다. 누군가가 여행을 다녀오면 나도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고, 새로운 트렌드가 생기면 나도 따라가지 않으면 시대에 뒤처지는 듯한 위기감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불안과 소외감을 해소하기 위해 소비하게 된다. 나도 저 정도는 할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을 얻기 위해, 자신이 뒤처지지 않았음을 입증하기 위해 구매 버튼을 누른다. 이처럼 비교를 통해 유도된 소비는 자기 확인을 위한 방편일 뿐, 실질적인 필요를 채우는 소비는 아니다. 이는 만족감을 오래 유지하지 못하며, 오히려 더 자주 더 많은 비교에 노출될수록 더 큰 소비 압박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SNS는 한 번의 소비를 수십 번 반복 노출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어떤 친구가 새 스마트폰을 샀다고 올린다면, 그것은 한 명의 소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콘텐츠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면, 그것은 또 다른 사람들의 긍정적 반응으로 변질된다. 결국 모두가 그걸 갖고 있다는 착시가 형성되며, 또 다른 누군가의 지갑을 열게 만든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소비자는 왜 이걸 샀는가보다 남들도 갖고 있으니까라는 이유를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비교가 끝나지 않는 한, 소비도 끝나지 않는다. 이 구조가 반복되면, 우리는 타인의 삶에 끊임없이 뒤처지는 기분에 휩싸이고, 그 감정을 달래기 위해 또 다른 소비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타인의 삶을 기준 삼는 순간, 우리는 끊임없는 지출의 사슬에 묶이게 되는 셈이다.

 

3. 비교에서 벗어나기 위한 소비 태도 만들기

 

SNS가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이제는 그 흐름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타인의 소비를 정보로만 받아들이는 훈련이다. 타인의 게시물을 단순히 참고자료로 여기고, 그것이 내 삶의 기준이 되지 않도록 감정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나도 갖고 싶다는 욕망이 떠오를 때마다, 그것이 내게 실제로 필요한 것인지, 단지 비교심 때문인지를 구별해보자.

다음으로는 SNS 사용 시간을 의식적으로 줄이거나, 소비 자극 콘텐츠를 차단하는 방법도 유용하다. 예를 들어 명품 리뷰, 하울 영상, 쇼핑 인증 등 반복적으로 소비욕을 자극하는 계정은 팔로우를 줄이거나, 피드에서 제외시키는 식이다. 또한 SNS를 사용하는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에 독서, 산책, 저널 쓰기 같은 자기 충족형 활동을 늘리는 것도 감정적 소비를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소비 기준을 세우는 것이다. 남이 아닌, 나에게 필요한 것, 나에게 의미 있는 소비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을 세우는 것도 좋고, 매월 꼭 필요한 고정 지출 외에 충동구매를 체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소비 일기를 쓰면서 왜 이걸 샀는가를 되돌아보는 습관도 효과적이다. 그 이유가 타인과의 비교에서 비롯되었다면, 다음 달에는 같은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자신만의 소비 가치를 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사람에게는 여행이 가장 가치 있는 소비일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취미생활이나 교육, 건강이 그럴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의 삶에서 진짜로 중요하게 여기는 항목을 중심으로 소비 방향을 정한다면, 타인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인 소비 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SNS를 통한 비교에 지칠 때는 자신의 현재 삶에 대한 감사 연습이 큰 도움이 된다. 갖고 싶은 것보다 이미 갖고 있는 것에 집중하고,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기보다 나의 삶에서 만족을 찾는 연습은 소비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소비란 결국 선택의 연속이다. 타인의 선택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이유로 소비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자유로운 소비자가 될 수 있다. SNS는 멈추지 않지만, 우리는 멈출 수 있다.